리뷰

[영화]500일의 썸머 (2009)

Roma.K 2017. 10. 28. 00:15

500일의 썸머 (2009)


필자가 과거에 이 작품을 지루하다 느껴 결말까지 보지 못한 채 꺼버렸던 적이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의 평은 꽤 좋은 편이다. 그 점이 참 모순적이여서 다시 한번 이 작품을 보게 됐다. 이 작품을 처음 봤던 때는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까마득하지만 그땐 참 사랑을 몰랐었나 보다. 이 작품이 지루하다 느꼈었다니..


이 작품은 다른 로맨스작품들과는 다르게 정말 지극히도 현실적이다. 이 작품이 우리네 이야기를 가져다 썼다 해도 전혀 괴리감이 없다. 필자가 기억하는 이 작품의 리뷰는 '썸머'라는 여자를 욕하는 것뿐이었다. 사실 욕먹을 사람은 '썸머'가 아닌 '톰'이다. 


톰과 썸머의 사랑이야기, 이게 정말 이 작품의 소재일까. 필자는 이 작품이 톰의 사랑이야기라고 봐야한다고 느꼈다. 톰이 썸머를 사랑하듯, 썸머 역시 톰을 사랑했다. 하지만 톰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썸머를 사랑했고, 썸머를 특별한 여자로만 받아들였고 좋은 것만을 기억하려 했다. 반면 썸머는 다른 여자들과 다를 것 없는 평범한 여자였고, 그녀를 특별하게 느끼는 사람보단 그녀에 대해 궁금해하고, 그녀와 함께 공감해줄 수 있는 사람을 원했다.


둘의 사랑하는 방식이 너무나도 달랐다. 방식의 차이니 어느 한쪽이 옳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톰의 방식은 일반적으로 잘 이루어지는 사랑과는 조금 어긋난다. 이 작품을 보면 알겠지만, 톰은 썸머의 관심사에 대해 거의 묻지 않고, 만남에 있어서도 수동적인 모습을 보인다. 적극적으로 대쉬를 하는 모습도 거의 없다. 썸머의 적극적인 행동에 따라 그 역시 행동할 뿐이다. 


남자가 꼭 적극적이여야 할 필요는 없지만, 운명적 사랑만을 기대하고 기다리는 것은 정말 수동적인 태도다. 필자는 운명은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믿는 사람 중 하나라 그런지 톰의 방식이 너무도 답답해보였다.


이 작품은 '운명은 정해져있는 것이 아니다, 행동하는 자의 것이다.' 이런 슬로건을 보여주는 작품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결말 부분에서 톰이 자신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썸머와 잘 되는 모습을 기대해서 그런지 조금 슬프면서 허무한 감이 있었다.